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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ilitation

성공적인 회의 설계를 위해 꼭 필요한 질문 3가지

by 딱알아듣게 2023.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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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회의를 힘들어할까요? 왜 회의를 한다고 하면 가기 싫은 마음부터 불쑥 고개를 들까요? 아래와 같이 불편하고 힘든 회의 경험을 모두 다 하나씩은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 서로 이익과 이기심을 앞세워 고성이 난무하는 회의
  • 소수의 목소리 큰 사람의 의견에 따라 회의 결과가 좌지우지되는 회의(일명 빅마우스)
  • 질질 끌며 결론이 안 나는 피곤하고 지지부진한 회의
  • 다수결이라는 명목하에 소수의 의견은 완전히 배제되는 회의
  • 윗사람 마음에 들 때까지 반복하는 답정너 회의

 

그렇다면 위 같은 회의를 타파하고 성공적 회의를 만들기 위해 퍼실리테이터는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요? 저는 성공적인 회의를 위해 최소한 이 세 가지는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성공적 회의,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첫 번째, 왜?

  • 이 회의를 왜 해야 하는가?
  • 회의의 목적이 무엇인가?
  • 회의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결과물은 무엇인가?

'왜'라는 질문은 결국 이 회의의 '목적'과 회의를 통해 얻고 싶은 '결과물'과 연결됩니다. '왜'가 분명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집을 짓고자 하는데 집주인, 설계자, 토목 기사, 전기 기사가 각자 다른 집을 상상하고 함께 집을 짓는 꼴이 됩니다. 제대로 된 집이 지어질 리 만무합니다. 생각보다 회의의 목적이 분명하지 않아 산으로 가는 회의가 많습니다. 회의의 목적이 존재하지 않거나 불분명하게 되면 서로 기대하는 바가 달라서 회의가 좋은 결과물로 연결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갈등과 오해의 소지만 남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퍼실리테이터는 회의 전에 이 회의를 왜 하는지, 목적이 무엇인지, 얻고자 하는 결과물이 무엇인지 명쾌하게 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목적을 스스로 납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가 납득되지 않는 목적의 회의는 남들에게도 정당성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회의의 명쾌한 목적을 나 자신이 정립하고 납득하였습니까? 그렇다면 다음 단계는 회의 참석자에게 그 목적을 납득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참여자에게 회의의 목적을 사전에 공유하여 이 회의가 왜 필요한지 알려줍니다. 회의의 목적을 참여자들이 모르거나 공감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들의 껍데기와 회의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깊이 있게 대화에 참여하고 회의를 통해 공동체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사전에 알려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 누구와?

  • 회의에 참여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 그들은 각기 어떤 성향과 특성을 가지고 있는가?
  • 서로 간의 관계는 어떠한가?

회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에 기반합니다. '사람' 즉, 회의에 참여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공동체의 일에 협력적인 사람입니까, 아니면 개인의 이익이 더 중요한 사람입니까? 적극적이고 의욕적인 사람입니까, 아니면 소극적이며 다소 말이 없는 사람입니까? 나이나 경력은 어떻게 됩니까? 각자 맡고 있는 일은 무엇입니까? 서로 껄끄럽거나 불편한 관계에 놓여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친하거나 서로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은 누구입니까? 이와 같은 질문을 통해 퍼실리테이터는 참석 대상을 고려한 회의를 기획할 수 있어야 합니다.

퍼실리테이터는 참석자의 관심사, 성향, 특성 등을 파악하여 그에 알맞은 회의 단계를 구성하고 핵심 질문을 만듭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이 학급 회의를 한다면 '운동회 활성화 방안과 안전 대책 수립'보다는 '어떻게 하면 즐겁고 안전한 운동회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회의를 할 수 있습니다. 회의 단계는 그동안의 운동회에서 즐겁고 좋았던 경험을 공유하여 그 장점을 올해 운동회 운영에 반영하기로 합니다. 다음으로 아쉬웠거나 불편한 점, 위험했던 부분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개선점을 찾습니다.

그리고 참석자가 10명 이상인 대규모 회의에서는 소모둠을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회의 목적에 맞는 소모둠이나 자리 배치를 구성하여 회의를 원활하게 합니다. 예를 들면, 소모둠을 구성할 때 성향과 공감대, 처한 상황이 비슷한 동질 집단으로 구성하여 편하고 공감이 오가는 대화를 도울 수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이질 집단으로 구성하여 다름에서 오는 의견 차이를 통해 다각도에서 의견들을 검토하여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세 번째, 어떻게?

  • 어떻게 회의 단계를 구성할 것인가?
  • 어떻게 핵심 질문을 던질 것인가?
  • 어떻게 회의 방법을 활용할 것인가?
  • 어떻게 사전 자료와 회의 환경을 구성할 것인가?

이제 어떻게 회의를 진행할지 실질적인 고민을 할 차례입니다. 앞서 세운 회의 목적을 바탕으로 회의를 '어떻게' 할지 흐름을 잘 잡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시 '목적'으로 회귀해야 합니다. '왜 이 회의를 하는가?'라는 질문이 곧 '어떤 회의를 만들 것인가?'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회의의 목적은 다양하지만 크게 5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의사결정 회의, 정보 공유를 위한 회의, 피드백을 위한 회의, 아이디어 창출 회의, 팀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회의입니다. 짧은 회의 시간에 다섯 가지 목적 중 핵심으로 할 것을 정합니다. 혹시 회의를 짤 때 모인 김에 지난 프로젝트에 대한 피드백도 받고,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도 창출하고, 친목도 도모하고 싶습니까? 이러다가는 참여자들에게 욕만 먹기 십상입니다. 다시 한번 회의의 목적이 무엇인지 내가 먼저 명확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목적을 정했다면 그에 맞는 회의 단계를 구성합니다. 학교 자치회에서 3주체(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함께 할만한 행사를 기획하고자 합니다. 위 다섯까지 회의 목적 중 어디에 알맞을까요? 아직 해보지 않은 새로운 행사를 기획한다고 했을 때에는 '아이디어 창출 회의'가 적절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회의 단계는 어떻게 짜야할까요? 아이디어 창출을 한다면 기본적으로 아이디어 발산-수렴-평가-의사결정 순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회의 단계를 정했다면 이에 맞는 핵심 질문을 잘 던지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이디어 창출 회의에서 단계별 핵심질문의 예

- 1단계. 발산: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함께 하는 학교행사로 무엇이 좋을까요?

- 2단계. 수렴: 떠오른 아이디어를 비슷한 생각끼리 모아볼까요?

- 3단계. 평가: 중심 아이디어를 평가 기준(예: 실현 가능한가, 의미 있는 행사인가)에 따라 분석해 볼까요?

- 4단계. 의사결정: 지금까지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어떤 행사를 할지 결정해 볼까요?

회의 단계에 따른 핵심 질문까지 완성되었다면 회의 기법을 적용하여 더 역동적이고 효과적인 회의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다양한 퍼실리테이션 도구들을 검토하고 각 단계별로 알맞은 방법을 적용합니다. 이때 머릿속으로만 그려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좋습니다. 회의 방법이 적절한지, 시간은 얼마나 드는지, 참가자들이 어려워할 만한 구석은 없는지 면밀히 살핍니다.

아이디어 창출 회의에서 단계별 회의 방법의 예

- 1단계. 발산: 포스트잇에 의견 쓰고 내려놓으며 이유 말하기

- 2단계. 수렴: 비슷한 아이디어들끼리 모으고 위에 중심 아이디어로 다시 적어보기

- 3단계. 평가: 의사결정 그리드를 활용하여 평가하기

- 4단계. 의사결정: 다수결로 결정하되 소수의 의견을 반영하여 최종안 합의하기

그리고 필요하다면 사전에 제시할 자료를 준비합니다. 위의 사례라면 지금까지 운영되었던 학교 행사 정보, 다른 학교에서 잘 운영되고 있는 학교 행사 정보 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사전 자료는 참여자가 어떤 회의에 참여하게 될지 예상하게 합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예상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참여자들은 안심시킬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든 주제에 대해 배경지식 없이 바로 의견을 내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회의 시간을 절약해 효율성을 높이고, 깊이 있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회의 환경도 중요합니다. 회의 환경은 회의 장소 및 자리 배치, 시작 전에 틀 좋은 음악, 포스트잇 등의 회의 준비물 준비, 지칠 때 먹을 달달한 간식 등의 편안하고 깊이 있는 회의를 돕는 모든 것을 말합니다. 회의 환경이 잘 정비되어 있다면 참여자들은 회의 장소에 들어서면서부터 환영받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회의에 오기 싫었던 사람에게도 '이렇게나 준비를 많이 했는데 그래도 열심히 해봐야지'하는 의욕을 북돋을 수 있습니다.

 

성공적인 회의를 위해서는 거듭된 고민과 노하우 누적이 필요합니다.

 

우연처럼 이루어지는 성공적인 회의는 없습니다.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면 실패한 회의는 곧 나의 부족함과 오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나 뿐만 아니라 회의 진행자라면 그 실패 과정을 누구나 겪을 것입니다. 기억할 것은 첫 술에 배부를 리 만무하다는 것입니다. 두 술, 세 술 떠먹으며 회의를 거듭해서 준비하다 보면 나만의 노하우가 쌓이게 됩니다. 그리고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면서 효과적인 회의를 만들 수 있는 날이 옵니다. 왜, 누구와, 어떻게 이 세 가지 질문을 통해 언젠가 성공적인 회의 경험을 누릴 날이 오길 바랍니다.

 

 

왜, 누구와, 어떻게 질문을 통해 성공적인 회의를 만들어 보세요!